해외구매대행
'단군이래 요즘처럼 개인이 장사해서 돈 벌기 쉬운 때는 없었다' 요즘 장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하는 말입니다. 다소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생각할수록 맞는 말입니다. 개인 사업자는 아무리 사업 아이템이 좋아도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과 이익을 얻기 위해선 쉽게 넘기 힘든 진입장벽이 존재합니다. 잘 알려진 브랜드, 큰 사업규모 시스템, 세분화된 조직과 전문 인력, 위기관리 노하우 등 여러 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큰 기업이 만든 진입장벽이 오히려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입니다. 예전엔 개인 사업자가 이런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쉽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이런 거추장스러운 것들이 없어서 성공이 수월해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드라마틱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너무나 많은 시장 환경 변수가 진화하고 변화하면서 개인사업자가 온라인으로 장사해 돈 벌기 좋은 시장으로 환경이 변해 버린 것입니다.
상품을 잘 산다는 의미
판매자들은 제품을 잘 파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을 잘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개인사업자가 소자본으로 대기업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상품을 잘 사는 것이 가능할까요. 현재 시장 환경에선 가능합니다. 많은 사람이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을 가장 장사하기 좋은 상품, 경쟁력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안전하기 때문이지요. 대신 여기엔 대가가 따릅니다. 현재 잘 팔리는 상품에 대한 정보는 모두에게 오픈돼있어 이미 시장에서 경쟁적으로 팔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즉, 높은 마진을 붙여 팔 수 없습니다. 큰 기업은 자본의 힘으로 미래에 잘 팔릴 상품을 예측해서 소싱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최대한 소량 다품종으로 상품을 소싱해 와서 시장에 깔아 놓고 뭐가 잘 팔리는지 관찰합니다. 그중 잘 팔리는 상품을 공장에 대량으로 재주문하고 자본이 많기에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아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에 잘 팔릴 만한 상품을 선별하기 위해서 이런 방식을 과감하게 사용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개인사업자가 크게 늘면서 공장 입장에선 큰 거래처와 거래하면서 적은 마진을 남기는 것보단 수량이 적더라도 높은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개인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 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최소 주문 수량도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최근엔 재고를 만들어 놓고 최소 주문 수량 없이 상품을 판매하는 공장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자본이 많지 않은 개인사업자도 큰 기업처럼 상품을 조금씩 사 와 시장 반응을 테스트하며 잘 팔릴 상품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통업계 20년 일하며 느낀 것
사업의 성패는 상품 소싱력에 달려 있습니다. 그에 앞서 소비심리, 온라인 영업 환경과 경쟁 환경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올바른 구매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변화된 환경에 맞는 올바른 전략을 먼저 수립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소위 '잘 팔리는 상품의 법칙'이라는 게 존재했고 이에 따라 상품을 고르면 웬만해선 실패가 없었습니다. 유사 상품의 과거 판매 데이터를 연구하고 샘플을 놓고 소비자 품평회를 거치면 미래 판매를 정교하게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예상을 빗나가는 상품이 나오기 시작하고 이제는 도무지 미래를 종잡을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알아야 할 변수가 한두 가지였다면 지금은 반드시 알아야 할 변수가 훨씬 많아졌습니다. 소비자, 영업 환경, 경쟁 환경, 소싱 한경 측면에서 여러 가지 변수가 복잡하게 얽히고 변화하자 예전처럼 간단하고 논리적인 미래 예측이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이런 변화는 감이 뛰어나고 발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에게 유리하게 돌아갑니다. 큰 기업은 한 번 방향을 틀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발 빠른 대응을 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요즘 소비자
회사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기준은 매장을 몇 개 가지고 있느냐, 도심 중심가에 매장이 있느냐, 매장과 창고 크기가 얼마나 되느냐 였습니다. 사업을 운영할 때 매출을 올리기 위해선 상품의 가짓수가 많아야 하기 때문에 매장 사이즈도 커지게 됩니다. 매장 수가 많으면 브랜드 인지도도 올라가고 백화점 같은 수수료 매장 입점 시 남들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할 수 있고 대리점 모집도 수월해집니다. 유통업계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매장을 여기저기에 많이 내야 예상외의 대박 매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업 루틴이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의 숫자가 예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온라인에서 비슷한 제품을 더 싸게 팔고, 더 싸게 팔아봐도 결과는 같습니다. 이미 온라인에서 사는 것이 습관이 돼 버렸을 수도 있고 쿠폰이나 할인 혜택이 더 있을 수도 있고 집까지 배송이 된다는 것도 이유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젊은 고객이 많은 상권일수록 더 심합니다. 요즘 소비자가 좋아하는 매장은 업의 본질에 충실한 느낌을 주는 매장입니다. 이제는 소비자의 문화적 수준이 브랜드보다 높아졌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들은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보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기대하고 바라는 것은 문화적 감동이나 안도감이 아니라 전문성과 안전성 그리고 가격 즉, 믿음입니다.